"이동하지 마십시오. 착석 부탁드립니다. 승객 여러분 저희 비행기는 현재 안전하게 착륙하였으며"
"승객 여러분 저는 기장입니다. 저희 항공기는 바쿠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한 상황입니다"
튀르키예를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결함을 일으킨 뒤 아제르바이잔에 비상착륙하기까지 2시간은 공포와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탑승객 215명, 승무원 10명을 태우고 출발한 지 1시간 50여 분 만에 여객기에서는 반복적인 엔진 진동이 감지됐습니다.
승객들은 심한 진동뿐 아니라 엔진에서 불꽃이 튀는 것도 목격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김대건 / 탑승객 : 불꽃이 튀고 심하게 흔들리면서 주변으로 열이 매우 뜨거웠거든요.]
기체가 불안정해 가장 가까운 공항에 비상 착륙하겠다는 기장의 통보 뒤 승객 대부분은 침착하게 대응했지만, 대형 참사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A 씨 / 탑승객 : 일부는 막 우는 사람도 있었고, 기도하는 사람도 있었고.]
[김지연 / 탑승객 : (유서를) 휴대폰에 이제 보내기 직전에 그래도 남기려고 다 쓰셨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는 쓰셨거든요.]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에 무사히 긴급 착륙하고 나서도 고난은 이어졌습니다.
한밤중 입국 비자도 없이 도착하다 보니 승객 2백여 명은 승무원들이 나눠주는 음료수 등으로 버티며 6시간가량 공항에서 대기해야 했습니다.
[김산호 / 탑승객 : 공항에서 불편했죠. 공항에서는 이 바닥에 비행기 내에 있는 담요 깔고 주무시는 분도 있었고.]
대한항공이 임시편을 투입하면서 예정보다 하루 늦게 귀국한 승객들의 표정엔 긴장의 연속이었던 기나긴 여정의 피곤함과 무사히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서려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은 엔진 결함을 일으킨 여객기가 이륙 전 진행한 점검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현지 파견한 정비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촬영기자 : 이근혁
화면제공 : 시청자 제보
바쿠공항
자막뉴스 : 류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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